생태학적 시각으로 바라 본 한반도 대운하

이 창 석

(서울여자대학교 환경ㆍ생명과학부 교수)

  1. 하천의 생태적 위치

하천은 물, 토지 그리고 대기라는 3개의 서로 다른 세계가 접하는 장소로서 생물군집이 다양한 추이대 (ecotone)를 포함하고 있다. 이러한 하천은 토지, 대기 그리고 물로 이루어지는 무기 자연계와 동․식물로 이루어진 생물계, 그리고 그것을 이용하는 형태로서 인간문화권이 조합된 하나의 경관 (landscape)이라고 할 수 있다.

하천은 다양한 생물군집을 유지하고 있다. 생물계는 그 종류가 매우 많고, 지역변이는 이러한 다양성을 추가로 높이고 있다. 다양성은 전체로서 생태계의 존속 기반이 된다. 하천에서 지역계획 (하천복원이나 biotope조성 등)을 수립할 때, 이러한 생물의 종 다양성, 지역변이를 어떻게 유지해 가는가가 앞으로 중요한 논점이 될 것이다.

하천은 산지에서 발원하며 궁극적으로는 바다로 흘러들어 간다. 이때, 지형, 지질, 기후, 식생대 등 자연환경이 서로 다른 지역을 통과하고, 또 담수, 기수, 해수와 전혀 다른 수질로도 연결되어 있다. 즉, 하천은 지역에 따라 다른 생태계의 장을 유지하면서, 다른 계로 연결되는 작용을 담당하고 있다 (그림 1). 또, 바다로 이어지는 하천도 유역이 서로 달라서 옆으로 연결되어 있지 않아 내수면역에서 생물의 고립성을 높여, 고유성을 높게 하는 결과도 나타나고 있다.

그밖에 어류나 조류 및 곤충류 등도 채이 (採餌), 휴면, 영소 (營巢), 산란, 부화, 유생 (幼生)의 성장과 종족 유지의 장 등 대부분을 하천에 의존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서 하천생태계는 생물들에게 매우 중요한 장소가 되고 있다.

내륙의 자연생태계, 예를 들면 산지의 자연림은 현존하는 대경목의 연륜이 수백 년 이상이고, 화분분석 등의 식생사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적어도 2,000~3,000년 이상 거의 같은 상태의 삼림 역사를 반복해온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것에 비해 하천은 연간 또는 계절적으로 변동하는 유수로 인해 지형 그 자체가 변화되는 동적인 장소이다. 이러한 장소에서 생물군집의 갱신은 매우 짧은 기간에 이루어지고 있다. 그 기간은 길어봐야 수십 년, 백년이 되지 않는 것도 있고 하천부지 내의 대부분은 오히려 1년 내지는 수년 내의 짧은 간격으로 변동하고 있다. 하천부지가 초본식물군락이 우세한 생태계이고 그 중에서도 일년생 초본식물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이 그것을 증명해 주고 있다. 즉, 하천의 생태계는 여러 가지 시간계의 동적생태계가 복합된 장소라고 할 수 있다 (사진 1).

그림 1. 하천의 상류로부터 중류를 거쳐 하류에 이르기까지 경관의 변화. 일반적

으로 상류에서 하류를 향해 산촌, 농촌 및 도시경관의 순서로 이어진다.

사진 1. 교란이 빈번한 홍수터는 주로 초본, 관목 및 어린 나무들로 덮여 있는 반면

에 산으로 접근함에 교란의 빈도가 줄어들면 큰 나무가 우점하고 있다.

2. 한국의 지형과 하천

우리나라는 판구조론으로 볼 때 동부 유라시아판에 속하고 대륙의 가장자리에 놓여 있어 비교적 안정된 지괴이다. 서쪽에는 서해와 중국 대륙, 동쪽에는 동해와 일본 열도, 남쪽으로는 남해해상이 동지나해와 태평양에 접속되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반도이다. 우리나라는 선캠브리아기로부터 중생대에 이르기까지 변성퇴적암류를 비롯하여 화강편마암과 화강암 등의 지층을 바탕으로 안정된 지괴의 상태에서 오랫동안 침식과 습곡 및 단층운동을 거쳐 현재의 지형상태가 이루어졌다.

우리나라는 국토의 대부분이 산지로 이루어져 하천유역도 산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따라서 하상경사가 급해 산지에 내린 강우가 단기간 (1~3일)에 바다로 흘러들어 이용가능한 물이 빠르게 소실된다. 우리나라의 평야는 주로 중부 이남지역에 분포하고 있다. 김포평야는 주로 한강의 토사가 쌓여 형성된 충적지로서 홍수를 방지하기 위해 제방을 축조하고 수리시설을 갖추고 있지만 홍수가 자주 범람하고 있다. 우리나라 최대의 평야인 호남평야는 대부분 노년기 침식평야로 만경강에 홍수를 방지하기 위해 많은 제방이 축조되고 조수의 영향을 막기 위해 수문이 설치되어 있다. 낙동강 하류의 김해평야는 낙동강 본류로부터 유출된 퇴적물로 형성된 충적평야로 하구지역에는 파랑, 연안류, 조류 등에 의해 운반된 퇴적물로 형성되어 있다.

우리나라의 대부분의 하천은 그 유역면적이 작고 유로연장이 짧다. 또한 산지가 많기 때문에 하천의 경사도 급한 곳이 많다. 우리나라를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백두대간이 대부분의 하천의 수원지대의 역할을 한다. 지질학적으로 보면 우리나라는 대지각운동이 있은 후 제3기의 단층작용을 지나 제4기를 이루는 사이에 조산운동이 있었을 뿐 근대에 와서는 별다른 지각운동이 없었으므로 지표면은 풍화작용과 침식작용을 받아 고저기복이 적은 노년기말의 지형을 이루고 있다.

우리나라의 산지는 동쪽이 급하고 서쪽이 완만한 형태로 동해안 쪽은 유로가 짧고 경사가 급하며 서쪽의 하천은 비교적 유로가 길고 경사가 완만하다.

우리나라 하천에서 평수량 및 갈수량의 크기는 대단히 작은 반면에 홍수량은 대단히 커서 연간 하천유량의 변동이 극심하다. 따라서 수자원 개발 및 관리의 측면에서 불리한 점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 주요 하천과 외국의 주요 하천의 유량변동계수 (하상계수, 최대 유량에 대한 최소유량의 비)를 표 1에 나타내었다. 우리나라 주요 하천은 외국의 주요 하천과 비교하여 유량변동계수가 커 강수량의 연변동이 심한 기상조건을 반영하고 있다. 이것도 다목적댐이 건설되기 전에는 4대강 평균치가 400 이상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러한 특성은 하천의 물 이용여건이 유럽이나 미국, 심지어 일본과 비교하여도 매우 열악한 상태임을 단적으로 말해준다. 또한 우리나라 하천의 유역에는 산지가 많아 홍수기에는 홍수 직후 1~3일 이내에 상류의 물이 하구에 도달한다. 따라서 이수측면에서는 홍수기에 집중되는 빗물을 모아 갈수기 동안 사용할 수 있는 대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표 1. 국내․외 주요 하천의 하상계수

하천명	하상계수	하천명	하상계수
한강	90	템즈강	8
낙동강	260	세느강	34
금강	190	라인강	18
섬진강	270	나일강	30
영산강	130	미시시피강	3
양쯔강	22	요도강	114

3. 하천의 종단 형상

하천은 침식, 운반, 퇴적이라는 세 가지 작용을 끊임없이 수행하고 있다. 침식에 의해서 못이 형성되고, 침식된 토사는 하류로 운반되어 퇴적된다. 퇴적부는 여울이 되고, 유속이 증가하면 다시 침식을 시작한다. 이렇게 하여 하천바닥에는 종단방향으로 여울과 못이 연속적으로 형성된다. 그리고 하천에서 흐르는 물은 구불구불 흐르는 특성을 갖는다. 이와 같은 사행천의 특성도 하천의 세 가지 작용에 기인한다. 즉, 물은 높은 곳으로부터 낮은 곳으로 흐르게 마련인데, 이러한 흐름의 과정에서 침식, 운반, 퇴적의 작용이 반복된다. 이때 침식은 기질이 약한 부분을 중심으로 일어난다. 그 흐름이 경사가 완만한 부분에 이르렀을 때는 물의 흐름이 느리기 때문에 침식작용이 심하지 않지만 이 경우에는 불어난 물의 양이 압력으로 작용하며 침식작용을 주도한다. 이 경우에도 침식은 기질이 약한 부분을 중심으로 일어나 마찬가지로 구불구불한 사행천을 형성한다. 외관상 직선으로 흐르는 것처럼 보이는 하천이라도 그 내부에서는 반드시 구불구불 흐르게 마련이다. 따라서 하천은 본래 그 수로 폭의 10배 이상의 거리에 걸쳐 직선을 형성하는 경우가 없다고 한다. 구불구불 흐르는 하천의 수로에는 작은 섬과 못이 연속하여 나타난다. 직선화한 하천에서도 이후의 간섭이 배제되면 물의 흐름에 의해 침식과 퇴적이 반복되며 이러한 하천의 미지형을 형성한다. 이와 같이 형성된 수로 내의 요철부는 수심의 차이를 가져오고, 수심의 차이는 수온의 차이로 이어지며, 수온의 차이는 다시 용존산소량의 차이를 가져와 결국 중요한 미소환경의 차이를 유발한다. 이와 같이 복잡한 과정을 제외하더라도 수심의 깊고 얕음은 물의 흐름의 속도를 조절하여 그곳에 서식하는 생물의 종류를 결정하고, 때로는 그곳에 사는 생물의 피난처나 은신처로도 작용하며 생물의 서식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와 같은 과정을 거쳐 형성되는 사행의 수로 변에서는 초기에 그곳의 생태학적 여건에 어울리는 생태적 공간이 성립한다. 그 후 거기에 인간의 영향이 더해지며 지역에 따라 독특한 경관, 예를 들면, 하천의 상류, 중류 그리고 하류에서 각각 산촌 경관, 농촌 경관 그리고 도시경관이 성립한다 (그림 1).

4. 하천의 횡단 형상

자연하천은 지질학적 기초 하에 침식, 퇴적, 운반의 물리적 작용이 반복 진행되는 과정을 통해 하천지형이 형성된다. 하천은 물이 굽이쳐 흐를 때 물이 부딪치는 충수부와 퇴적부로 구분된다. 충수부에는 급경사의 하천 절벽이 퇴적부에는 완경사의 충적지가 형성된다.

하천에서 유수는 상류에서 하류 방향으로 흐르면서 퇴적부에서 충수부 방향으로 나선흐름이 발생한다. 나선흐름에 의해 충수부는 보다 강한 침식력을 받는다. 따라서 자연하천에서는 물길 이동이 역동적으로 급변하는 주요 원인이 된다. 흔히 충수부에는 집중류가, 그리고 퇴적부에는 분산류가 형성되어 수심이 가장 깊은 곳은 충수부가 된다. 충수부는 측방침식이 강하여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불리하다. 퇴적부는 접근성이 양화하고 퇴적이 왕성하여 상대적으로 부영양화되어 있다.

자연하천의 횡단지형은 수역, 하중도, 수변, 홍수터 및 제방으로 구분되고, 각 부분은 서로 다른 수위와 침수체제를 갖는다. 하천제방권은 고수위권, 하중도와 홍수터는 중수위권, 그리고 수변과 수역은 저수위권에 해당한다. 이와 같이 지형에 의해 구분된 각 지소는 수위와 홍수 시 침수 빈도 및 침수기간의 영향을 받아 지소에 어울리는 식생이 성립한다. 이러한 구간은 침수일수에 의해서도 구분할 수 있다 (Bittmann 1965, 환경부 1999). 저수위권인 수역은 360일 이상 침수되고, 중수위권은 185일 이상, 그리고 고수위권은 30일 이상 침수된다.

하천에서는 횡단지형에 의해 결정된 환경구배 (특히 수분구배)에 따라 대상으로 식생이 분포한다. 그 분포는 대체로 부착조류 및 플랑크톤 구역, 초본식물대, 관목림대, 연목림대 및 경목림대의 순서를 보인다. 이를 전술한 하천의 횡단지형과 대비시켜 보면, 수변, 홍수터 및 제방은 각각 대체로 초본식물대-관목림대, 관목림대-연목림대, 연목림대-경목림대에 대응한다. 그러나 이러한 대응은 하천의 지리적 위치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 특히 상류에서 계류로 접근함에 따라 이러한 차이가 뚜렷해져 단계별로 초본식생대, 관목식생대가 사라지고 연목대식물이 수변에 출현하기도 한다 (그림 2).

초본식물대는 억새속, 갈풀속, 갈대속, 여뀌속, 가래속, 어리연꽃속, 좀개구리밥속 등이 대표적이다. 관목림대는 버드나무속, 연목림대는 버드나무속과 오리나무속, 그리고 경목림대는 느릅나무속, 물푸레나무속, 느티나무속 등이 대표적이다 (이 및 김 2006).

우리나라와 같이 논농사 중심의 지역에서는 하천경관의 한 부분에 해당하는 범람원의 일부를 논으로 이용해 왔다 (사진 2). 그리고 오늘날 그곳을 다시 도시로 개발해 왔는데 (사진 3), 이러한 사실을 해당지역의 토양 (충적토)로부터 확인할 수 있다 (사진 4 ). 논으로 이용할 때부터 가능한 넓은 토지를 확보하기 위해 하천의 폭을 좁히고, 그 대신 제방을 높게 쌓아 홍수 피해를 막아 왔다. 따라서 우리나라 대부분의 하천에서는 강변생태계가 없는 셈이다.

한국 전쟁 후 50여 년간 자연의 과정에 맡겨진 비무장 지대 및 민통선 북방지역에 가보면 실제로 과거의 논 지역에서 강변식생이 되살아난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사진 5, 그림 3). 비무장지대와 민통선 북방지역을 거쳐 농경지역으로 흐르는 강원도 양구지역의 수입천 유역에서 지난 50년간 경관 구조의 변화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농경이 계속되는 지역의 논은 그대로 유지되지만, 자연의 과정에 맡겨진 비무장지대 및 민통선 북방지역의 것은 강변식생으로 바뀌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림 3).

그림 2. 하천의 상류 (위 왼쪽), 중류 (위 오른쪽) 및 하류 (아래)에서 미지형에

따른 식생의 분포 유형.

5. 하천의 공간적 구성

하천이라는 생태통로는 수로의 제방 및 범람원을 따라 나타나는 현재 활동 중이거나 버려진 수로, 이러한 수로의 수계 가장자리 및 강변구역으로 이루어진다. 신생대 4기의 기후변화, 몇몇 경우에 더 오랜 기간에 걸쳐 일어난 그러한 변화, 그리고 신 구조 활동의 효과 및 인간간섭에 의해 복잡해졌지만, 하천은 발원지로부터 하구에 이르기까지 다소 예측할 수 있는 방식으로 변하는 긴 연속체이다 (Vannote et al. 1980). 이러한 연속체를 따라 그 생태통로는 토양 및 식생 패치의 세트로 이루어진다. 여러 가지 형태의 패치와 다양한 연령의 패치가 내재하는 지형 구조를 반영 한다 (Salo 1990, Petts 1990a, Cummins 1992).

사진 2. 남한강의 강변구역에 조성된 논.

사진 3. 우면산에서 바라 본 한강의 강변구역. 강변구역이 온통 주거지역을 비롯한

도시화지역으로 개발되어 있다.

사진 4. 서울의 동북지역에 위치한 중량천 변의 한 장소를 보여주는 인공위성 사진(위) 건설공사를 위해 그곳으로부터 파낸 흙 (아래)을 보여주는 사진. 현재 이곳과 중랑천 사이에는 동부간선도로가 지나 이곳이 하천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지만 그곳으로부터 파낸 흙은 주로 모래로 이루어져 이곳이 하천부지임을 입증하고 있다.

사진 5. 민통선 북방지역의 한 장소에 성립된 강변식생을 보여주는 사진. 이러한 강변식생은 한국전쟁 후 50여 년간 자연의 과정을 통해 복원된 것으로서 하천복원의 모델이 될 수 있다.

그림 3. 비무장지대와 민통선 북방지역을 거쳐 농경지역으로 흐르는 강원도 양구지역의 수입천 유역에서 지난 50년간 경관 구조의 변화를 보여주는 생태지도. 농경이 계속되는 지역의 논은 그대로 유지되지만, 자연의 과정에 맡겨진 비무장지대 및 민통선 북방지역의 것은 강변식생으로 바뀌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이 2003).

하천 연속체 (river continuum)는 세 구역으로 나누어질 수 있다. 첫째, 상류(head water) - 1차 내지 3차 하천으로서 생산구역: 제방사면으로부터 공급되는 물, 용질 및 침전물을 내놓는 주요 배출원. 둘째, 중류 또는 전이지역은 환경의 이질성 및 종 풍부도가 높다. 셋째, 저지대의 범람원 하천은 침전 또는 저장지역을 나타낸다. 4차 하천 및 그 이상의 하천은 대체로 하천의 강변생태계에 의해 인접한 산지 사면과 격리된다. 하천의 강변생태계는 주요 범람원을 가진 수로를 따라 특히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온대지역 전반에 걸쳐, 그리고 그 외 지역에서 점차 이들은 인간 활동의 영향을 심하게 받아왔다. 관리하고 있는 하천 가장자리의 잠재력은 하천 네트웍의 주요 세 구역에서 각각 다르다.

6. 강변식생의 역할

하천에서 지속적인 어획량을 확보하는데 있어서 매년 범람하는 범람원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연구 결과 (Welcomme 1979)가 발표된 이후 수계생태계와 육상생태계 둘 다의 생물학적 온전성을 유지하는데 있어서 강변의 역할에 대해 사람들의 관심이 모아져 왔다 (Naiman and Decamps 1990, Lachavanne 1993). 하천은 그들의 가장자리 및 추이대의 계와 함께 그 경관을 통과하는 생태통로를 제공한다. 하천의 가장자리는 유역 내에서 수로와 여러 토지이용유형 사이에 완충지대를 제공한다. 그러나 오늘날 육상과 수계 사이의 이러한 밀접한 관계는 인간 활동에 의해 단절되고, 질이 저하되었으며 극단적인 경우에 파괴되었다 (Bravard et al. 1986, Petts et al. 1989, Petts 1990a).

그러나 이러한 하천의 가장자리를 복원하면 자연보호의 가치를 증진시키고, 수질을 개선할 수 있다.

습지와 범람원 상의 숲과 같은 강변 식생대는 많은 경관에서 두드러진 요소이고 육상생태계와 하천 사이의 상호작용에서 중요한 중재역을 한다 (Naiman and DeCamps 1997). 특히 담수는 인접한 토지에서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Correl et al. 1992, Osborne and Kovacic 1993, Correl 1997, Lowrance et al. 1997). 하천을 따라 또는 호수에 인접하여 비교적 교란되지 않은 식생을 가진 지역인 강변 완충대는 육지의 농경지역과 도시지역으로부터 수계생태계로 영양염류와 퇴적물의 이동하는데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강변식생과 미생물 군집은 소유역내의 농경지로부터 배출되는 표면수와 지하수로부터 많은 양의 물, 퇴적물 그리고 영양염류를 흡수할 수 있어 종종 수계생태계로의 영양염류 배출량을 크게 감소시키고 있다. 식생이 만들어 낸 표면 거칠기는 입자들을 붙잡을 수도 있다. 따라서 경관생태학자들은 강변식생의 패치 또는 통로 기능을 특성화하고 이해하는데 특히 관심을 가져 왔는데, 그들의 기능적 중요성이 크기에 비해 크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강변구역은 오랜 옛날부터 크게 변해 왔다. 과거에는 주로 식량자원을 얻기 위한 농경지로 전환되었지만 오늘날은 이들 지역 대부분이 도시화 지역으로 편입되어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아갈 가능성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그러면 이러한 강변구역은 어떠한 생태적 역할을 할까? 질소의 경우 관심 있는 과정은 탈질과정이다. 탈질과정은 질산과 유기탄소가 무 산소 상태의 환경에 유입될 때 촉진된다. 질산은 대개 농경지로부터 공급되고 무 산소 상태는 포화상태의 습지와 강변토양에서 만들어진다. 결과적으로 탈질조건은 종종 이질적인 패치 사이의 비교적 좁은 띠에서 극대화된다 (Holmes et al. 1996). 하천을 따라 형성된 강변식생이 부유물질을 붙잡고 홍수의 영향을 줄이는데 효과적인 역할을 한다 (Brunet and Astin 1997). 인은 토양입자에 부착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강변구역에 붙잡혀 머무는 퇴적물이 육지로부터 수계로 인이 이동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강변식생은 또한 많은 동 ∙ 식물의 중요한 서식처도 된다 (Kelsey and West 1998, Pollock 1998).

미국의 애틀란타 중부지역에서 혼합농경 유역의 영양염류 동태에 대한 연구는 강변식생의 영양염류 제거기능을 잘 보여주었다. 옥수수 경작지로부터 흘러나온 물이 약 50m 폭의 강변림을 통과하였을 때 많은 양의 입자성 물질, 유기질소, 암모늄 질소, 질산성 질소 및 입자성 인이 제거되었다 (Peterjohn and Correll 1984). 인접한 농경지로부터 나오는 영양염류를 잡아주는 강변 식생 완충대 (삼림 및 초지)의 효과를 평가한 연구결과 (Osborne and Kovacic 1993)를 보면, 질소의 표면유출량은 강변 완충대에 의해 90% 감소되었다. 그 완충대의 효과를 삼림과 초지로 구분하여 검토하면, 삼림식생은 질소에 대해 더 큰 기능을 발휘한 반면에 초지는 인에 대해 더 큰 기능을 발휘하였다. 이러한 영양염류 제거 과정은 그것이 문화적 부영양화를 크게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생태학적으로 중요하다. 따라서 특별한 식생유형의 존재와 위치는 경관을 가로지르는 물질의 이동에 크게 영향을 미칠 수 있고, 경관 내에서 표면수의 질을 조절할 수 있다.

온대 지역에서 강변의 완충지대, 특히 유기물이 많은 강변토양을 가진 것들은 수계로 유입되는 표면수 및 지하수의 염류농도를 크게 감소시킬 수 있으며 (Howard-Williams et al. 1986, Cooke and Cooper 1988, Pinay and Decamps 1988, Fustec et al. 1991), 농경생태계부터 수계로 들어오는 물의 질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Haycock and Burt 1990, 1991).

초지로 이루어진 완충지대는 침전물에 결합된 인과 질소가 하천으로 유입되는 양을 80-87% 감소시키고 지하수를 통해 질산염이 유입되는 것을 90% 이상 감소시킨다 (Smith et al. 1989, Cooper 1990). 충적토 상에 성립된 숲 (예를 들면, 오리나무 숲)은 특히 비점오염원을 감소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Labroue and Pinay 1986, Welsch 1991). Rhodes 등 (1985)은 강변림 및 습지에 의한 흡수를 통해 Sierra Nevadas의 상류 하천에서 질산염을 99%까지 제거할 수 있음을 밝혔다. 미국 메릴랜드 주의 Rhode 강의 삼림화된 습지의 효과에 대한 사례연구에서 Peterjohn과 Correll (1984)은 부표면에서 유출되는 질산염 질소를 연간 ha당 45kg, 표면에서 유출되는 되는 입자성 유기질을 연간 ha당 11kg 제거할 수 있다는 결과를 얻었다. 이러한 결과에 근거하여 Peterjohn과 Correll (1984)은 하천 유역의 자연계와 관리된 서식지가 함께 작용하여 비점오염원을 효율적으로 감소시킬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주요 과정이 강 가장자리를 따라 성립된 반자연 식생의 수질 조절 작용에 간여한다.

(1) 침전물에 포함된 영양염류, 살충제 및 표면 유출에 의해 수송된 기타 오염물질, 특히 인을 포집하여 보유한다.

(2) 식생 및 미생물에 의해 유용성 영양염류를 흡수한다. 이것은 질산염 제거의 주요 과정이다.

(3) 유기 및 무기 토양 입자에 의한 흡수

그러나 핵심적인 변수는 수로이다 (Hill 1990, Haycock 1991). 채널화된 하천에서 표면 유출은 홍수 시 완충지대를 신속히 빠져나가므로 오염물질 수송경로가 쉽게 지나치지 않도록 완충지대를 설치하는데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Osborne and Willey 1988, Risser 1990).

7. 경관유형이 수질에 영향을 미치는 공간적 규모

여러 연구자들이 경관 유형이 수질에 영향을 미치는 공간규모나 수체로부터의 거리에 의문을 가져왔다. 수질을 관리하는데 중요한 것이 강변구역 뿐이냐, 아니면 토지이용이 더 많이 고려되어야 하느냐, 아니면 유역전체가 고려되어야 하느냐 하는 것이 그러한 의문이다. 경관의 특성과 물의 화학적 성질 사이의 관계를 규모에 따라 검토한 연구들이 상반된 결과를 낳았다. 강변 완충대는 작은 규모의 경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예를 들면, Johnson 등 (1997)은 하천 수의 전체 인이 그 소유역의 범위 내에서 토지이용이나 다른 변수에 의해서 보다 어떤 하천의 100m 이내 완충대의 토지이용에 의해 더 잘 설명될 수 있음을 알아내었다. 그러나 다른 연구들은 더 큰 유역에서 더 먼 고지대의 토지이용이 강변구역의 토지이용만큼 중요함을 보여주었다 (Omernik et al. 1981).

8. 수질을 조절하기 위한 완충지대의 폭

몇몇 연구에서 야생동물 서식처를 보호하기 위해 권장된 완충지대의 폭은 지하수의 수위저하의 규모 및 지하수위의 경사에 따라 달랐다. 지하수 오염이 주된 문제인 곳에서는 더 넓은 완충지대가 필요하다. 네덜란드에서의 연구 (van der Hoek 1987)는 지하수의 부영양화로 인해 멸종위기에 있는 희귀종이 사라지는 문제를 논의하여 지하수의 흐름을 개선하기 위해, 그리고 강변에서 식물의 다양성을 증가시키기 위해 150m의 완충지대를 확보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수질을 조절하는 기능을 발휘하기 위해 권장된 완충지대의 폭에 있어서 좁은 띠 모양의 것이 매우 효과적이 될 수 있다. 프랑스에서의 연구는 30m 폭의 충적토상의 삼림이 질산염을 하루에 ㎡당 50mg의 N2로 탈질시키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Pinay and Decamps 1988). 그러나 모든 연구가 수질을 개선하는 방향의 결과를 내놓고 있지는 않다. 미국 동부에서의 연구는 주의 조례가 제시하는 23m 폭의 완충지대가 비 점오염원 제거에 부적합하므로 특히 강의 하구역에서는 80m 폭의 완충지대를 권장하고 있다 (Phillips 1989a). 하천에서 침강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미국 농무성이 권장하고 있는 완충지대의 최소 폭은 조사 (coarse sand)에 대해 23m로부터 미사 (silt)에 대해 138.5m까지의 범위이다. 점토침강에 대해서는 완충지대만으로 조절할 수 없고 더 넓은 규모의 토지 관리 전략을 필요로 한다. 완충지대는 채널화의 영향 때문에 특별한 사례를 보여주지 못하였고 (Dillaha et al. 1986) 몇몇 침전물은 고수위의 경우와 범람 시 재 활성화되지만 대부분은 오랜 기간에 걸쳐 불활성 상태로 보유할 수 있다 (Lowrance et al. 1986).

완충지대의 효과에 대해서는 변이 폭이 큰데, 여러 상황에서 15-80m의 범위가 여러 토지이용/토양/식생복합체에 적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Phillips 1989b). 출현한 수계 및 습지식생이 오염물질을 흡수하는 특성은 인위적 습지조성을 통해 또 하나의 방식으로 이용되고 있다. 이 경우 특히 하천은 배수로, 도랑 또는 1-2차 하천으로부터 유입되는 오염물질을 막는 벽으로 유용하다.

9. 강변과 강의 작용

식생은 다음과 같은 5가지 방식으로 강의 작용을 조절한다 (Hicken 1984, Gregory and Gurnell 1988).

(1) 흐름에 대한 저항

(2) Log jams을 통한 흐름 방해

(3) 침전물의 차단 및 저장

(4) 제방 강화

(5) 오목한 제방에서의 단구 퇴적

식생은 특히 제방의 침식을 조절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Hemphill and Bramley 1989), 넓은 완충지대가 제방을 보호하기 위해 특별히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정보는 거의 없다. Whipple 등 (1981)은 완충지대의 폭과 제방의 안정성 사이의 상관관계를 발견하였고, 북 California의 저지대 하천에서 Erman 등 (1977)은 30m 완충지대가 제방의 침식을 조절하는데 적절하다고 밝히고 있다.

10. 경부운하가 가져 올 생태적 문제점과 그 대안

운하건설이 가져 올 생태적 문제점으로는 첫째, 두 개의 대하천이 합쳐질 때 생기는 생태적 교란, 둘째, 하천 미지형의 손상 및 단순화로 인한 생태계 파괴, 셋째, 보의 건설로 인해 발생하는 물의 정체와 배의 운용과정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에 기인한 수질 오염 등이 거론되고 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하천은 고유의 지역특성을 간직하는 독특한 생태적 공간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운하 건설로 인해 두 개의 하천이 합쳐지게 되면 양 하천에는 외래종이 일시에 대규모로 침입하는 것과 같은 교란이 발생하게 된다. 현재 외래종 문제는 세계적으로 가장 관심 있는 생태적 문제 중의 하나로서 (Lee et al. 2003, Lee and Lee 2006) 깊이 있는 검토가 요구된다.

그러나 최근 진전된 기술로 개발된 건식 갑문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면 이러한 피해를 줄이거나 없앨 수 있다고 하니 이를 그 대안으로 제시하고 싶다.

어떤 생태적 공간에서나 그렇듯이 하천환경에서도 미지형의 다양성은 생물다양성의 토대가 된다 (Lee et al. 2006). 그런 점에서 운하의 건설로 인해 하천의 미지형이 손상되는 것은 의미 있는 생태적 교란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교란이 발생하면 우선 저서 무척추동물의 서식처가 파괴되고, 어류의 번식장소도 위협을 받게 될 것이다. 이러한 문제의 해결방안으로는 후술하는 니카라과의 저감 대책을 우선적으로 도입하고, 나아가 하천의 나머지 공간에 그들의 대체 서식지를 마련하는 Mitigation을 그 대안으로 제시하고 싶다.

수질 문제는 자연생태계에 미치는 영향뿐만 아니라 상수원을 비롯한 전반적인 수자원 확보차원에서 인간에게도 중요한 문제이다. 그러나 최근 수 처리 기술이 크게 향상되어 있는 상태이므로 적극적인 수질개선 의지만 있다면 이 문제는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필자는 한국의 하천이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문제점과 이에 더하여 운하 건설이 가져오는 문제점을 경관생태학적으로 검토하여 그 대안을 제시하고자 하는 바 다음과 같이 수질개선과 연관된 대안을 제시한다. 즉, 운하 건설이 가져오는 생태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해당지역의 전 구간에 강변식생벨트를 조성하는 방안을 그 대안으로 삼고자 한다.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우리나라 대부분의 하천에는 중요한 생태적 기능을 담당하고 있는 강변생태계가 존재하지 않고 있다. 이 기회에 운하를 건설하며 그것에 대한 보상으로 강변생태계를 확보하게 된다면 개발이 주는 피해에 대응하는 중요한 대안이 될 것이다. 특히 그 대안으로 강변생태계가 도입되면 이는 하천의 미관을 크게 개선하고, 그것은 수질개선으로 이어져 현재보다 오히려 나은 하천환경을 창출해 낼 수 있을 것이다.

11. 생태운하 건설 사례

○ 니카라과 생태운하 계획(EcoCanal S.A. Project)의 벤치마킹

중미 최빈국인 니카라과는 대외 수출물량의 75%가 유럽 및 미국 동부로 집중되고 있으나 대서양으로의 직접적인 자국 운송로가 없어 인접 국가인 온두라스 혹은 코스타리카를 경유하여 수출하고 있어, 그 개선책으로 태평양과 대서양을 이어주는 약 350km의 운하 건설을 2001년~2006년에 추진하였다.

그러나 자국 및 주변국 환경단체로부터 운하건설이 가져다주는 잠재적 환경 영향에 대한 부정적 여론도 아주 높았기 때문에, 그 대안으로 광역적이고 구체적인 환경영향 저감 대책을 수립하고 운하건설 계획에 적극 반영하여 지금은 환경단체로부터 오히려 적극적인 호응을 받고 있는 상태이다.

따라서, 환경과 자연 보전의 중요성에 대해 관심이 높은 우리의 현실을 감안하여 니카라과 생태운하 계획 수립과 추진과정을 적극적으로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 니카라과 생태운하 계획에 반영된 환경피해 저감 대책

- 항로에 방해가 되는 모래톱의 준설 깊이는 하천생태계 먹이사슬의 초기 단계를 이루는 소형무척추동물의 서식환경에 미치는 피해를 최소화하는 측면에서 2m이내로 한다.

- 강변생태계 보호를 위해 항로는 강둑에서 25m이상으로 하고, 하안 자연경관을 보존하기 위해 가능한 자연적 지형을 훼손하지 않는다.

- 회유 및 이동성 어류들의 안정된 이동경로를 보장하기 위하여 급류가 심한 곳에 고정 댐을 설치하는 것은 지양하고 대신 이동성이 있는 공기동력댐 (Air-Powered Dam)을 설치한다.

- 강의 배후습지에는 다양한 향토 식물을 도입하여 수질오염에 대비하고, 주변 시설지와 운송하는 배의 연료는 석유 유도 화합물보다 오염이 덜한 식물성 저공해 디젤유, 즉 Bio-Diesel을 사용하도록 한다.

- 생태운하는 건조운하(Dry-Canal)보다 건설비가 아주 적게 들고 환경적 피해도 훨씬 적다는 점을 강조한다.

- 운송하는 배의 규모는 환경피해를 최소화하면서 물류이동을 신속하게 하기 위하여 200-300톤 규모를 권장한다.

12. 한반도 대운하 토론의 생태학적 쟁점

○ 수질문제

하천은 흐르는 물이 중심이 되는 유수생태계이다. 따라서 운하건설로 인해 물의 흐름이 억제되면 부영양화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그 원인은 “물은 흐르면서 물결이 치면, 수면면적이 증가하여 대기로부터 많은 양의 산소가 녹아들면서 호기성 미생물의 활동을 늘려 부영양화 현상을 방지할 수 있지만, 물 흐름이 억제되면, 그 반대 현상이 일어나 부영화현상이 심해질 수 있다”는 논리에 근거한다.

그러나 운하를 건설할 때 우리나라 대부분의 하천 변에서 사라진 강변식생 (riparian vegetation)을 확보하면, 오늘날의 주 오염원인 비점오염원을 차단하고 정화하며, 수온을 낮춰 용존산소량을 늘려 수질 정화능력을 향상시켜 유속을 늦춰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수질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이에 더하여 수질 정화식물을 추가로 도입하면 수질을 오히려 운하건설 이전보다 향상시킬 수 있다. 이러한 정화식물은 그 자체가 수질정화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그들이 자라면서 수체로 산소를 공급하여 호기성 미생물의 분해활동을 도와 선진 수 처리 기술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운하에서 배의 운송유량을 확보하기 위해 물을 가두는 것에 대해 지금까지는 그것이 가져오는 악영향에 대해서만 거론해 왔다. 그러나 그것이 제공할 수 있는 긍정적인 영향도 있고, 우리는 그러한 효과를 운하의 저수능력에서 찾을 수 있다. 전형적인 대륙성 기후를 가진 우리나라는 갈수기에 물이 크게 부족하여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많은 대형 댐을 건설해 왔다. 그러나 이들이 가져오는 생태적 문제가 자주 거론되면서 오늘날은 대형 댐을 건설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 대신 정부에서는 그 대안으로 수많은 소형 댐을 건설할 계획을 준비해 왔는데, 운하에서 확보하는 유지유량은 그러한 소형 댐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다.

한편, 요즘 하천복원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하나의 붐을 이루고 있다. 국내의 하천복원에서 가장 큰 관심을 끌고 있는 문제 중의 하나는 생태유지유량을 확보하는 것이다. 그러한 경향은 우리나라 하천의 대부분이 현재 생태적 기능을 유지할 만큼의 유지유량을 확보하고 있지 못하다는 증거가 된다. 운하의 운송유량을 확보하기 위해 일정 유량을 확보하는 것은 이런 점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릴 수 있다.

또한, 과도한 도시형 토지이용에 따른 물의 표면 유실과 지하수를 확보하기 위한 무분별한 관정으로 지하수 고갈이 심각한 문제로 등장하고 있다. 지하수는 미래의 수자원으로서 중요할 뿐만 아니라 지각의 구조적 틀을 이루는데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운하의 운송유량 확보는 이처럼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지하수 확보차원에서도 그 역할이 기대된다.

○ 외래종 문제

복잡한 지형으로 나누어진 우리나라의 하천은 고유성이 높다. 따라서 이처럼 높은 고유성을 가진 하천이 합쳐지면 각 하천에 외래종이 대량으로 침입한 것과 같은 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 외래종은 해당지역의 생태계에 큰 위협이 되어 심할 경우 생태계 파괴를 가져올 수도 있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부정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과거 우리나라에 침입하여 외래종으로 맹위를 떨쳤던 황소개구리와 배스의 문제도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생태계의 질서를 회복해갔던 사실을 보면, 이 문제도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 스스로 해결의 가능성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 종간 교잡의 문제

서로 다른 하천이 합쳐졌을 때 생물학적으로 유연성이 높은 종간에 발생할 수 있는 종간 교잡의 문제를 생각할 수 있다. 이 문제는 긍정적인 효과와 부정적인 효과 둘 다를 기대할 수 있다. 드물기는 하지만 종간 교잡이 발생하면 서로 다른 종으로 이질적인 유전자가 다량 이입되어 진화를 가져오고 유전적 다양성을 높이는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부정적인 효과로는 잡종 강세 현상의 일환으로 그 종이 번성하여 생물다양성을 해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그러나 잡종식물인 은사시나무의 경우에서 보면, 이러한 결과도 자연의 과정을 크게 거역하지는 못할 것으로 판단되었다.

아무튼 향후 전문가 Pool을 동원하여 이러한 문제도 집중 검토할 예정이다. 나아가 한강과 낙동강의 물길을 직접 연결하지 않고 운하를 운용하는 방법도 연구해볼 계획이다.

○ Mitigation (대안 제시)

어떤 지역의 자연을 부득이 인위적 목적으로 이용하고자 할 때, 그것을 이용하는 대가로 다른 지역의 자연을 제공하여 전체적으로 자연자원이 양적으로 줄어들지 않게 하는 환경관리방법이 있다. 일반적으로 습지가 개발지로 많이 전용되기 때문에 이미 미국의 몇몇 회사들은 습지를 복원하여 습지은행 (wetland bank)을 구축해 놓고 습지를 개발하는 사람들에게 mitigation 목적으로 습지를 매매하고 있다.

운하건설에 따른 Mitigation은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삼고자 한다. 첫째, 하천에서 운하로 이용되는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구간을 지금까지의 하천관리방법과 달리 철저하게 자연의 과정에 맡겨 하천경관에서 수역을 구성하는 제반 경관요소 (여울, 소, 사주 등)가 회복되게 하고, 둘째, 강변식생을 복원하여 수변생태벨트로 활용하여 비점오염원을 제거함과 동시에 야생동물을 서식환경과 이동통로를 회복하게 하며 (현재의 환경부 시책과도 일치), 셋째, 운하가 도입되지 않는 지천을 생태적으로 복원하여 국가 전체 차원에서 하천이라는 자연자원을 지속가능하게 이용하는 방안을 마련하고자 한다. 나아가 다음과 같은 국가 전체의 생태 환경 개선 정책을 정비하여 환경개선에 기여하고자 한다.

13. 생태환경 개선 대책 (생태국가와 생태도시를 지향하는 환경비젼 21)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최근 서강대에서 가진 간담회에서 IT시대 다음에는 생태학의 시대가 올 것임을 주장한 바 있다. 또 최근 모 일간지에서는 미래를 위한 국가를 건설하기 위해 요구되는 사항들에 대하여 정치학자들의 의견을 싣는 칼럼을 마련하고 있다. 그중 하나는 작은 정부를 지향해 정부의 재편을 요구하며 “환경부”를 “환경생태부”로, 그리고 “건설교통부”를 “국토기획부”로의 개칭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이러한 제안을 한 분이 전공은 다르지만 환경의 중요성을 바르게 인식하였고, 환경에 대한 인식이 선진국 수준에 도달한데서 나온 결과로 판단된다. 사실 환경문제는 수질오염문제→ 대기오염문제→토양오염 및 폐기물 오염이 중심이 되는 단계를 거쳐 궁극적으로는 자연보존 쪽으로 관심이 옮겨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도 이제 수질오염과 대기오염이 환경문제의 핵심이 되는 단계는 벗어나야 할 것이다. 이러한 차원에서 다음과 같은 내용을 환경 분야의 주요 정책으로 제안하고자 한다.

1) DMZ의 세계문화유산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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